박용우 교수 ‘신인류 프로다이어트’

[한겨레] 박용우 교수 ‘신인류 프로다이어트’
12㎏ 감량·임상진료 바탕
현대인에 맞는 살빼기 전파 “진짜 배고픔 구별해 먹어야”

“진짜 배고픔과 가짜 배고픔을 구분할 수 있어야 살도 뺄 수 있고, 뺀 살을 그대로 유지할 수도 있습니다. 또 본격적으로 살을 뺄 때는 반드시 운동을 함께 해야 합니다.”

비만전문가인 박용우(성균관의대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가 5년 전에 비로소 성공한 자신의 살빼기 경험과 15년간의 비만환자 임상진료를 토대로 ‘신인류를 위한 프로다이어트’를 주창하고 나섰다.

기존에 유행했던 다이어트 방법들은 칼로리 섭취량을 줄이는 ‘굶는 다이어트’에 초점을 맞추거나, 특정 식품 섭취만을 강조함으로써 평생 지속하기 힘들 뿐 아니라 건강을 해치거나 요요현상을 부르기 쉽기 때문에 아마추어식 다이어트라는 뜻이다.

그렇다면 신인류에게 적합하고, 콩과 같은 식품에 들어있는 단백질(프로테인) 섭취를 강조하는 의미도 담고 있는 프로 근성의 다이어트란 무엇인가?

그에 따르면 신인류는 먹을 것이 풍부할 뿐만 아니라 자가용 출퇴근 등으로 신체활동량이 부족할 수밖에 없는 21세기를 살아가고 있음에도 오랜 세월 식량 부족에 대비해 잉여에너지를 지방으로 바꿔 몸 속에 축적하려는 본능을 키워온 과거 인류의 유전자를 간직하고 있다.

또 불규칙한 생활습관, 스트레스, 환경의 변화 등으로 배고픔과 포만감 신호에 둔감하기 때문에 배가 고프지 않은데도 먹고 배가 부른데도 더 먹는 등 몸이 필요로 하는 칼로리량을 초과해 과잉섭취하기 쉽다.

“프로다이어트는 무리하지도 어렵지도 않습니다. 배고프면 먹고 배부르면 수저를 내려 놓는 기본으로 돌아가자는 것이지요. 또 운동 없이 살 빼자는 것은 원인치료 없이 병을 고치겠다는 말과 다르지 않다는 인식을 공유하자는 것이지요.”

170㎝의 키를 보유한 그는 지난 2001년 미국 컬럼비아의대 비만연구소 연수 시절 3개월간의 운동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몸무게가 74㎏, 허리둘레 34인치인 뚱뚱한 의사에서 12㎏(16.2%) 감량에 성공한 뒤 62㎏, 허리둘레 30인치의 날씬한 체형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프로다이어트의 뼈대는 신인류의 특징을 이해하고 진짜 배고픔이 무엇인지를 가려낼 수 있는 자기성찰을 토대로 비만을 부르기 쉬운 식품을 자제하고 신체 활동량을 늘리도록 노력하는 데 있다.

비만전문의이면서도 ‘중이 제머리 못깎는 식’이였던 그는 마침내 2001년 3월 컬럼비아의대 운동프로그램에 참여해 12주 동안 일주일에 4차례, 한 번에 30분 이상 러닝머신으로 유산소운동을 했다.

일주일이 지나자 체중이 74㎏에서 72㎏으로 2㎏이 빠졌지만 그후 변동이 없어 실망했으나 3주째 되던 어느 날 작은 사건을 계기로 술을 한 모금도 입에 대지 않으면서 하루에 0.5파운드(0.28㎏)씩 줄였다. 체중이 68㎏까지 내려가자 이번 기회에 본격적으로 뱃살을 빼보겠다는 욕심이 발동한 그는 우선 배고픔과 포만감 신호를 제대로 느끼기 위해 한끼 식사량을 평소의 2분의1 내지 3분의1로 줄였다.

“밥을 먹을 때는 무조건 반을 덜어내고 먹었습니다. 음식이 당기면 정말 생리적으로 배가 고픈 것인지, 아니면 정신적 스트레스에서 오는 허전함 때문인지, 혹은 습관적으로 음식을 찾는 것인지 스스로에게 묻고, 진짜 배고픔 때문이라 생각되면 때를 가리지 않고 먹었습니다.”

진짜 배고픔을 가리내는 방법은 간단했다. 식사를 한 지 3시간 이내에 배고픔이 찾아오면 일단 물이나 녹차를 한두 잔 마셔 배고픔이 사라지면 가짜 배고픔이라 생각했고 그래도 배고픔이 가라앉지 않으면 진짜 배고픔으로 생각하고 음식을 먹었지만 한번에 많이 먹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먹는 횟수가 늘어나 하루에 5~6차례 음식을 먹었지만 점차 익숙해지면서 아침, 점심, 간식, 저녁 4차례로 일정해졌다.

“채소와 과일은 보약으로 생각해 아예 한끼는 샐러드로 바꾸고 드레싱은 단일불포화지방산이 듬뿍 들어있는 올리브유나 레몬즙, 저지방 요구르트를 사용했습니다. 점심은 되도록 비빔밥이나 회덮밥을 먹되 밥을 반공기만 넣어 비벼 먹었지요. 또 저녁때 고깃집에 갈 경우에는 오이나 무채로 배를 채운뒤 고기를 상치나 깻잎 두 장에 싸서 먹었습니다. 양질의 단백질과 섬유질이 풍부한 콩과 두부를 비롯해 생선, 계란, 닭고기 등을 많이 섭취하려고 노력했고, 저지방 우유나 두유를 매일 한두 잔씩 마셨습니다”

10주 가량 지나자 집에 있는 바지를 입을 수 없을 정도로 허리둘레가 눈에 띄게 줄어 평소 입던 바지 보다 3인치 아래인 31인치 청바지를 비싼 값에 구입했다. 비싼 옷을 사면 그 옷이 아까워서라도 다시 허리둘레가 굵어지지 않도록 할 것이기 때문이란다.

“뺀 살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면 조깅과 같은 유산소운동을 규칙적으로 할 필요는 없습니다. 저같은 경우엔 출퇴근시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계단을 걸어오르내리려고 노력하는 등 신체 활동량을 늘리고, 음주는 재개했지만 운동프로그램 수행시의 식이습관을 계속 실천한 결과 체중 62㎏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는 최근 프로다이어트 1~4단계중 비만 정도가 심하지 않으면서 자연스러운 감량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3단계와 감량한 체중을 유지하는 4단계를 자신의 체험담과 함께 알기쉽게 풀어낸 <박용우 교수의 신인류 다이어트>(김영사)를 펴냈다.

안영진 기자 youngj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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